1. 본성적으로 하나님을 찾는 인간의 마음
칼빈은 기독교 강요 제1권 제3장에서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본성적으로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종교의 씨앗”(sensus divinitatis)**을 심어 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알지 못할지라도, 그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영적인 탐구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칼빈이 말한 이 본성적 지각이 여전히 유효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타락했지만, 하나님을 향한 갈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남아있습니다.
2. 죄된 본성과 자율성의 추구
그러나 칼빈은 인간의 타락으로 인해 이 본성적인 하나님에 대한 지각이 왜곡되었다고 말합니다. 죄로 인해 인간의 마음은 하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고, 그 대신 자신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에베소서 2장 2-3절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본질상 진노의 자녀”**라고 표현합니다. 그들은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따라 살며” 하나님의 뜻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욕망에 이끌려 살아갑니다.
“그 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엡 2:2-3)
칼빈의 신학적 설명과 이 성경 구절은, 인간의 본성적 지각이 죄로 인해 자기 중심적이고 독립적인 욕망으로 왜곡되었다는 점을 잘 설명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런 자율성의 추구는 매우 두드러집니다. 자유와 독립성, 자기 결정권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삶을 완전히 통제하고 주관할 수 있다고 믿으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칼빈이 타락한 인간의 교만과 자율성에 대한 왜곡된 집착으로 설명한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고, 자신이 삶의 주인인 양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3.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
칼빈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이유를 죄된 본성에서 찾았습니다. 하나님을 인정하게 되면, 그분 앞에서 자신의 죄와 한계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간의 교만한 본성에 도전이 됩니다.
에베소서 2장 2-3절의 표현처럼, 인간은 본질상 자신의 욕망을 따르는 삶을 살면서, 하나님을 거부하고 스스로 주인이 되고자 합니다. 현대에도 사람들은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고자 하며, 외부의 권위나 통제를 거부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결국 자기 중심적인 삶의 태도로 이어지며,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칼빈은 이러한 인간의 마음을 **“자기 기만”**으로 설명하며, 인간이 스스로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하나님을 거부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습니다.
4. 자율성을 추구하는 또 다른 모습: 자기만의 세계 구축
또한 현대 사회에서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또 다른 방식으로 현대 문명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독립된 세계를 구축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외적으로는 단순한 삶, 자기 비움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칼빈의 관점에서 보면 이 역시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독립된 영역을 구축하려는 또 다른 자율성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 방향이 현대 사회를 거부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칼빈이 강조한 것은, 이런 자율성이 하나님을 떠난 독립성이라면 그것은 여전히 죄된 본성의 발현이라는 것입니다.
5. 이 모든 문제의 해결: 예배
칼빈은 이러한 인간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예배”**에 있다고 말합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분의 주권 앞에 자신을 낮추는 행위이며, 인간의 죄된 본성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 예배를 통한 질서의 회복: 예배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다시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위치를 찾게 됩니다. 예배는 자율성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의지하는 순간입니다.
• 은혜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 예배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의 수단입니다. 우리의 자아 중심적인 마음과 죄된 본성을 예배를 통해 치유받고,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예배는 우리를 하나님과의 관계로 다시 인도하는 길입니다.
에베소서 2장 4-5절은 이러한 회복의 과정을 잘 설명합니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이 구절은 우리가 자율성과 독립성에 빠져 죄된 본성대로 살아가던 중에도, 하나님께서 은혜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셨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결론: 하나님을 향한 본성적 지각을 회복하기
칼빈이 말한 **“종교의 씨앗”**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그 씨앗이 제대로 자라기 위해서는 하나님께로 돌아가 그분을 인정하는 예배의 삶이 필요합니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며 하나님을 떠나 살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삶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예배의 자리로 돌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자유와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본성적 지각을 다시 회복하고, 그분의 은혜 안에 거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자아를 찾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길임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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